1부 2장 - 미래를 장악하는 제국기업들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제국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강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예전의 강자들과는 다르게 이 새로운 강자들의 핵심 역량은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다. 프로그래밍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익 모델은 여러 가지이다. 하드웨어일 수도 있고, 독특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광고가 주요 수익원인 경우도 있다. 해당 산업군에서 시장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다.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갖추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국 내에서 해당 산업의 시장을 독점할 뿐 아니라, 그 영향력을 전 세계로 뻗쳐 나가기 시작했다. 이런 기업들을 필자는 ‘소프트웨어 제국’이라고 정의한다. 

‘패권’이라는 말은 정치학적 용어이다. 어떤 집단이 다른 집단에 정치, 경제, 사회 혹은 문화적으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때, 그 힘의 존재를 패권이라고 한다. 과거의 역사에서 보면 주로 국가가 이런 영향력의 주체가 되고, 이런 영향력을 위해서 전쟁도 불사했기 때문에 패권이라는 것은 국가가 가지는 것이었다. 패권을 가지는 국가가 ‘제국’이다. 

영향력은 행사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절대적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가 패배한 국가를 지배하고, 패배한 국가의 모든 경제적 이득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신의 섭리’로 여겨졌다. 전쟁에서 지는 국가는 모든 경제적 이득을 포기해야 하고, 절대적인 굴욕도 감수해야 한다. 인류 역사상의 제국은, 제국을 경영했던 국가의 관점에서는 그들의 전성기(Heyday)였다. 그만큼 효율적인 부의 창출이 있었을까? 반대로 제국의 지배를 당했던 국가의 관점에서는 극명하게 다를 수밖에 없었다. ‘팍스 로마나’의 로마 제국. ‘초원의 공포’라고 불리던, 칭기스칸의 몽골 제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 심지어 ‘동남아 공영권의 맹주’, 대일본 제국까지. 피지배를 받았던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제국은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는 악마였다.

21세기 이 시대에는 기업, 그것도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권을 행사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의 역할이 과거 인류 역사의 제국과 흡사하다. 그래서 이들을 ‘제국 기업’ 혹은 ‘소프트웨어 제국’으로 부르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제국이 중요해지는 이유

소프트웨어 제국 기업들의 국가에 대한 기여도는 엄청나다. 가장 직접적인 기여는 일자리 창출과 세금이다. 벌어들이는 것이 어마어마한 만큼 이들 기업이 내는 세금도 엄청나다.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경우, 수익이 발생한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한다. 가령 현대자동차가 북미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북미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그 지역 주민들을 고용한다. 북미 지역에서 생산하여 미국이나 캐나다에 차를 팔고, 일정 부분은 미국이나 캐나다에 세금으로 납부한다.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의 해당 국가에 대한 당연한 기여였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제국 기업일 경우 이 당연한 공식이 깨어진다. 소비자나 고객은 해당 지역 국가의 소비자와 고객이지만, 수익은 제국 기업이 직접 챙길 수 있다. 해외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지역 국가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마케팅을 위한 거점을 해당 지역 국가에 세울 필요도 없다. 다른 산업과는 달리 어떤 원자재의 투입도 없다. 실제적인 재고 관리의 노력도 필요 없다. 생산하기 위한 거점이나 공장도 필요 없다. 물리적인 공장 없이 생산이 가능한 것이다. 모든 생산 공정과 유통의 과정이 온라인상에서 처리 가능하다. 그것이 소프트웨어만이 가지는 특성이다. 소프트웨어는 가장 효과적으로 부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도구이다. 한계 비용이 거의 ‘0’이 되는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런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산한 소프트웨어 제품을 미국 이외의 지역인 전 세계에 가장 효과적으로 유통할 수가 있다. 전 세계 각 나라에 생산 공장이나 유통 거점도 필요 없기 때문에, 각 지역 국가에 납부해야 할 세금의 문제도 개념이 모호해진다.

결론적으로 이들 기업은 그 기업이 속해 있는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한다. 애플이나 구글은 미국의 국가 이익을 대변하고, 알리바바나 텐센트는 중국의 국가 이익을 대신해 세계 경제 시장에서 싸우는 격이다. 따라서 국가마다 국가 이익을 대신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국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2010년경 구글과 성전 (Holy War)을 치러야 한다는 이메일을 썼고, 그의 자서전에서는 안드로이드에게 복수하겠다는 이 야기를 했다고 알려져있다. 먼저 출시된 아이폰으로서는 이러한 오픈 소스 전략이 상당한 골칫거리였음이 분명하다. (출처 : 월스트리트 저널 블로그)

 

스티브 잡스는 2010년경 구글과 성전 (Holy War)을 치러야 한다는 이메일을 썼고, 그의 자서전에서는 안드로이드에게 복수하겠다는 이 야기를 했다고 알려져있다. 먼저 출시된 아이폰으로서는 이러한 오픈 소스 전략이 상당한 골칫거리였음이 분명하다. (출처 : 월스트리트 저널 블로그)

구글, 무료와 오픈 소스로 세상을 지배하다

구글은 순전히 검색 포탈을 통해서 서비스하고, 광고 매출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한다. 2014년 10월 현재의 시 가 총액market cap이 380조 원이다. 구글은 직원 수가 46,000여 명,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280,000명 정도다. 전체 매출로는 삼 성전자가 훨씬 많다. 그러나 인당 매출이나 이익을 비교하면 구 글이 훨씬 효율적이다. 결국 삼성은 ‘하드웨어 제국’이라면, 구글 은 ‘소프트웨어 제국’이라는 것이다. 실제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 웨어 엔지니어 수를 비교해 보면, 2013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40,500여 명, 같은 해 구글은 18,600여 명이다.

2005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 기기 에 맞는 각종 표준과 구글의 서비스를 탑재해 현재의 안드로이드 OS 를 만들었다. 소스를 오픈한 것은 2008년이지만, 그전부터 삼성을 비롯한 제조사들과 협력을 통해 OS를 완성했다고 알려져있다. 안드로이드의 오픈소스 전략은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 이었고 세계적으로 모바일 OS 점유율 1위를 만들어준 원동력이었다.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역량 부족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구글은 안드로이드 OS 상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앱)들의 유통을 제3자가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이는 각국의 통신사들에게도 대단한 매력으로 작용했다. 앱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통신사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의 미 증시 상장 직후 마윈 회장과의 인터뷰. 알리바바의 상장 규모는 218억 달러로, 이는 페이스북과 VISA의 상장 금액을 넘어선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였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제국, 구글과 애플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미국의 디지털 거인들은 우리 경제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금융, 에너지, 헬스케어, 물류 등, 아직 영향을 받지 않은 섹터들만이 버티고 있죠.
— Alex Chisholm, chief executive of the U.K. competition regulator

이 장에서 다루는 내용들

  • 소프트웨어 제국의 등장, 그리고 국가의 이익
  • 사상 최대의 제국 구글의 제국 전략
  • 구글 글래스와 무인차에 숨겨진 구글의 의도
  • 애플의 개방 전략과 오픈소스가 위력적인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