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3장 - 벤처, 새롭게 접근하자

 

지금이 다시 최적의 타이밍이다                                                                                                                                      

2000년 이후 거의 15년이 흘렀다. 두 가지의 커다란 변화가 감지된다. 그중 하나는 컴퓨터 기술의 일반화(commodity)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은 IT의 질풍노도의 시대였다. 수많은 IT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발전하였고, 수많은 기업이 성공하였다. 그러나 거의 모든 새로운 혁신의 기반은 IT 기술, 특히 소프트웨어 기술이었다. 이것은 거꾸로, IT 기술 혹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인재들이 상대적으로 매우 유리한 입장에서 경쟁을 해왔다는 것이다. 더 상징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시기는 ‘디지털 패권’의 시대였다. 지난 15년간 새로이 탄생한 거대 기업들은 거의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이제 IT의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다른 영역에서도 IT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특히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래밍의 기술이 일반화되면서, IT가 아닌 다른 영역의 사람들에게 획기적인 혁신의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창조의 활력이 살아나야 한다. 

미국에서는 사회 전체가 벤처 사업이나 사업가들에게 호의적인 분위기이다. 벤처 기업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그들의 세금으로 국가 재정이 돌아간다는 것을 인정해 준다. 새로운 고용 창출이 이들 벤처 사업으로 인하여 생긴다는 것을 모두 공감한다.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는 아예 학생들을 뽑을 때에도 그런 성향의 사람들을 선호한다. 미국 서부의 명문대학인 스탠포드의 경영대학원(MBA)과정에서는 입학생을 선발하는 원칙을 아예 ‘세상을 혁신하는 기업가’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학 출신들이 세상을 많이 바꾼 혁신적이 기업을 창업한 사람들이 많다. 1939년 휴렛패커드(HP)를 창업한 휴렛과 패커드를 비롯하여, 야후의 제리 양이나 구글의 두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너무도 유명하다. 2012년 스탠포드 MBA의 ‘월리엄 밀러’ 교수의 보고서에 의하면, 1930년 이후 이 학교 동문들이 창업한 기업의 수만 3만9900개이며, 이들이 창출한 일자리만도 540만 개라고 한다. 이 스탠포드 출신들이 만든 기업들의 한 해 매출을 합하면 2조 7000천만달러(약 3,000조원)으로, 이 정도면 프랑스 전체의 국민총생산(GDP)와 같은 규모이며,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스탠포드 대학교의 혁신과 창업가 정신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Stanford University’s Economic Impact via Innovation and Entrepreneurship, Charles E. Eesley & William F. Miller, 2013) 

 

스탠포드 대학교의 혁신과 창업가 정신을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 (Stanford University’s Economic Impact via Innovation and Entrepreneurship, Charles E. Eesley & William F. Miller, 2013) 

  19세기 산업 혁명으로 인하여 일자리가 줄어들자. 일자리를 빼앗아간 기계를 파괴하자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과거의 러다이트 운동처럼 세상의 모든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파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일자리는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 지면서, 생겨난다. 혁신형 벤처를 창업하는 것이, 21세기 이 시대의 새로운 산업혁명이 되는 것이다. 벤처를 육성하는 혁신적인 전략은 창업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절대적인 공감도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가 전략의 문제이다. 이미지 - 위키피디아

 

19세기 산업 혁명으로 인하여 일자리가 줄어들자. 일자리를 빼앗아간 기계를 파괴하자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과거의 러다이트 운동처럼 세상의 모든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파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일자리는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 지면서, 생겨난다. 혁신형 벤처를 창업하는 것이, 21세기 이 시대의 새로운 산업혁명이 되는 것이다. 벤처를 육성하는 혁신적인 전략은 창업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절대적인 공감도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국가 전략의 문제이다.

이미지 - 위키피디아

 

이스라엘의 엘리트 시스템

이스라엘에는 ‘탈피오트(Talpiot)’ 라 불리는 시스템이 벤처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 제도는 이스라엘의 엘리트 기술 군인을 양성하는 군복무 프로그램이다. 탈피오트라는 말은 ‘최고 중의 최고’라는 뜻이다. 매년 고등학교 이과 졸업생들 중에서 최고의 두뇌 50명을 선발한다. 이스라엘에서는 일반 부대에서는 6년을 근무하지만 이들은 이스라엘 최고의 대학인 히브리 대학에서 3년 간의 교육을 포함하여 9년을 근무한다. 복무 기간이 무려 9년이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복무하면 ‘탈피온(Talpion)’이라는 엘리트 인증을 받는 셈이고, 복무 후의 진로가 확실히 보장되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인기이다. 1979년부터 이 제도가 도입이 되어 이미 700여 명의 엘리트 인재들을 배출하였다. 탈피오트 출신들은 대부분 군복무 이후 벤처기업을 창업한다. 

이스라엘의 정보부대 소속으로 ‘인텔 칩’이라고 불리는 ‘8200부대’는 일종의 ‘해커 부대’이다. 국가안보는 어디에서나 가장 중요한 국가의 핵심 아젠다이다.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 최신의 학문과 최첨단 IT 기술이 활용된다. 이 부대는 이스라엘의 징집 대상자 가운데에서 수학이나 컴퓨터 공학의 최고 인재들을 우선 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실제 부대의 운영도 벤처 기업처럼 10명 단위의 소규모로 운영하면서, 더 은밀하게 실제적인 사이버전을 수행한다고 한다. 이 부대 출신들이 군복무 이후에 실제로 벤처 창업에 많이 관여한다. 

이스라엘의 기술 엘리트들은 이처럼 전략적으로 양성되고, 군 복무 시절의 실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군복무 이후에는 벤처 창업을 하게 된다. 이들을 위한 이스라엘의 국가 차원에서 지원도 강력하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선후배 관계에서 맺어지는 투자자, 멘토 및 협력 파트너들과의 인맥 유대가 뛰어나다. 실제로 이들이 창업한 벤처 회사들의 성공 사례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벤처 성공 사례가 된다.

나스닥에 상장된, 통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Comverse Technology는 이들 이스라엘 군부대 출신 7명이 창업한 벤처였다. 네트워크 보안 회사로 유명한 Check point SW Technology사도 탈피오트 출신의 공동 창업자가 세운 회사이다. 온라인 사기 방지 솔루션을 개발하는 Fraud Science는 8200부대 출신의 프로그래머가 창업한 벤처 회사이다.

 

한국형 엘리트 전략

근자에 우리 나라가 세계적으로 일등을 해 본 것이 있다면, 그것은 KPOP과 한국의 여자 골프이다. 금융 위기로 IMF 구제 금융의 실의에 빠져있던,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었던 1998년의 박세리의 LPGA에서의 우승은 감동적이었다. 그 여자 골프가 그 이후 지난 16년 간 줄곧 세계 최고의 위치에 군림하고 있다.참으로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류의 붐이 일면서 우리나라의 젊은 가수들이 부르는 대중가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시아 정도에서 머물 줄 알았던 우리의 ‘아이돌 그룹’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서, 미국, 중남미는 물론, 최근에는 유럽의 중심부에까지 뻗쳐 나가고 있다. 이 두 가지, 한국의 여자 골프와 한류의 선봉 부대 역할을 하는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돌 그룹을 훈련시키는 연예 기획사들도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서 팀을 훈련시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명의 팀을 한 번에 여러 개 만든다. 철저한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계속 경쟁을 시키면서, 최소한 2년에서 3년 어떤 경우는 무려 8,9년을 댄스와 노래로 훈련시킨다. 다이어트에서부터 철저한 몸매 관리, 팀 훈련을 위한 장기 합숙 훈련을 통하여 KPOP 스타들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것의 성공은 단연코 한국 방식의 엘리트 교육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자질을 파악하고, 조기 교육을 시킨다. 혹독한 경쟁 속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훈련을 견뎌내어야 하는 것이 우리 식의 엘리트 교육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박세리 선수가 골프를 시작한 것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이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박인비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그러더니, 유소연 선수는 초등학교 2학년, 가장 어린 선수인 김효주 선수는 불과 6살 때부터 골프에 입문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여자 골프 선수들이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훈련을 견뎌온 것은 별 새롭지도 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동시에 한국은 여자 골프에 관한 한,세계 최강의 나라가 되었다.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스포츠나 한류에서만이 아니라, 벤처 창업에서도 필자는 이런 식의 한국적 엘리트 전략을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이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능력 있는 개발자들을 최대한 많이 뽑는 겁니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이런 사람들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마크 주커버그, Code.org와의 인터뷰

이 장에서 다루는 내용들

  • 디지털 패권의 시대, 부의 원천
  • 한국의 벤처, 무엇이 문제인가?
  • 아이디어 엔지니어링의 힘
  • 한국형 엘리트 전략 – 이스라엘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