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으로 돌아가 하나의 언어를 새로 배울 수 있다면, 무엇이 가장 도움이 될까요? 

영어? 중국어? 일본어? 최근 미국인들은 그것이 프로그래밍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오바마 대통령, MS의 창업자 벨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이 직접 나서 코딩 배우기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퍼스널 컴퓨터 혁명, 닷컴 혁명, 모바일 혁명의 중심에는 바로 소프트웨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통틀어 프로그래밍을 습득한 이들은 큰 부를 거머쥐었습니다. 2000년 이후 미국 나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의 기업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싹쓸이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을 기점으로 이런 변화는, IT 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 산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버(UBER)는 택시를 넘어서, 운송업 전체를 긴장하게 하고 있고, 아마존은 책과 전자제품을 넘어서 식품 유통까지 넘보며 전통의 유통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곧 출시될 애플 워치로 스위스의 전통적 시계 업체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고, 애플 페이는 전통의 금융 업계를 긴장시킨 핀테크 열풍을 촉발했습니다. 구글이 실험 중인 무인자동차의 핵심도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어떤 점에서 본다면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사물 인터넷? 소프트웨어 없이는 모두 깡통에 불과합니다. 3D 프린팅? 소프트웨어가 아니라면 수십 년 전의 기술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빅데이터? 소프트웨어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지 않는다면, 종전의 데이터 분석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없습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에 의해 파괴되거나, 혁신되거나, 발전할 분야는 아직 무수히 남은 셈입니다. 이제 이해가 됩니다. 왜 미국에서 그렇게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지가 말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최대 라이벌,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에 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의 접속이 차단된 것을 알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접속 차단은 중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중국에 자리 잡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그것을 카피할 시간을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2009년, 구글의 검색과 유튜브를 비롯한 일부 서비스가 차단되자, 토종 검색엔진 바이두, 토종 영상 서비스 투도우왕이 급성장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이른바 인민을 위한 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해, 더욱 중국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킵니다. 흡사 만리장성을 쌓고 중화의 세계를 구축한 중국의 역사를 연상시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 산자이 전략입니다. 

산자이는 원래 산속의 소굴을 뜻하는 말로, 불법 짝퉁 제품을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짝퉁 제품은 웃음거리이기도 하지만, 경제 발전의 후발 국가 입장에서는 아주 중요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리버스 엔지니어링’, 즉 기초 연구를 통해 제품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완제품을 베끼고 개선하는, 하나의 전략이 됩니다. 최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샤오미라는 기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철저하게 여러 제품을 카피하고, 이를 더 좋게, 그리고 더 값싸게 만들어냅니다. 이 회사의 핵심 역량은 무엇일까요?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창업자인 레이쥔은 20년 가까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습니다. 샤오미라는 브랜드가 알려진 것도 바로 MIUI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중국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윈도XP의 보안 지원을 종료하기로 발표한 이후, 중국 정부는 국가적 차원의 새로운 운영체제 개발을 선언했고, 정부에 납품하는 컴퓨터에 윈도 8의 탑재를 금지하는 명령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MS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고, 급기야 MS의 새 CEO가 급히 중국에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일련의 사건에는, 소프트웨어를 둘러싼 양국의 치열한 경쟁이 숨어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전쟁의 시대인 것입니다. 한번 지배력을 갖게 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사용자들로부터 종속성을 만들어냅니다. 윈도 운영체제를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개인적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윈도 위에서 돌아가는 모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문제가 됩니다. 구글의 오픈소스 전략은 구글의 각종 서비스들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런 소프트웨어의 위력을 이미 알고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자,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봅시다. 여러분이 새로운 언어를 공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영어도 좋고 중국어도 좋지만, 프로그래밍은 어떨까요? 수학은 원래 일부의 지식층만이 공부하던 학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산업 혁명 이후 수학은 모든 학생이 공부하는 기초 과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덕분에 많은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죠. 그런데, 우리는 그저 프로그래머들을 오타쿠, 긱(Geek), 혹은 나와는 다른 천재 정도로 생각합니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10년, 20년을 공부했어도, 기초적인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영어에 비해, 코딩은 1~2년만 공부해도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지금 몸담고 있는 전문 분야와 업계의 지식이 코딩과 결합할 때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아직 소프트웨어가 혁신할 분야는 무수히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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